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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방곡보건진료소장 '노인 건강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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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방곡보건진료소장 '노인 건강춤' 개발

입력
2010.05.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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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에서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만 되면 ‘춤판’이 벌어진다. 고즈넉한 산골 마을이 흥겨운 노래와 춤사위로 시끌벅적해진다.

19일 오후 2시 방곡리 마을회관. 가수 현철의 ‘사랑의 이름표’ 전주곡이 울려 퍼지자 60,70대 할머니 18명이 간격을 맞춰 서더니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트롯 가락이 흥겨워지면서 할머니들의 몸짓도 커지고 빨라졌다. 땀에 흠뻑 젖은 허영희(72)씨는 “한 시간 동안 신나는 유행가에 맞춰 춤을 추고 나면 온몸이 개운하고 상쾌하다”며 빙그레 웃었다.

마을에 춤판을 선사한 사람은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방곡보건진료소장 이선옥(46∙보건진료원 6급)씨. 이씨는 춤 동작 하나 하나를 직접 개발해 할머니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2007년 4월 장연면 방곡보건진료소에 부임한 이씨는 농촌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법을 궁리하던 중 춤이 좋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친척 결혼식에 버스를 타고 가던 길이었어요. 평소 어깨와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친척 어르신이 춤을 추면서부터 통증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노인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율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춤에 관한 한 문외한인 이씨는 인터넷을 뒤지고 대학생인 큰 딸의 도움을 얻어 춤 동작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트롯 곡들에 맞춰 안무를 고안한 그는 그 해 12월 마을 회관에서 율동체조 발표회를 가졌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래서 농한기에만 열려던 춤 교실을 일년 내내 열게 됐다.

그가 개발한 춤사위는 우선 따라 하기 쉽다. 손끝 털기, 허리 돌리기, 리듬 타며 뛰기 등 논밭일로 뭉친 노인들의 근육을 풀어주기에도 적격이다. 신나는 유행가에 맞춰 몸을 흔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칭과 근육강화 운동으로 이어진다.

이씨는 “음악의 높낮이에 따라 율동 강도를 조절하면서 어르신들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안무를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괴산=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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