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10명중 3명은 아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아내는 10명중 4명이 남편에 대해 못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남편보다 아내가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더 크다는 얘기다. 시댁과 처가에 대한 태도 역시 남편보다는 여성이 더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부부의 날(21일)을 맞아 발표한 ‘통계로 본 부부의 자화상’ 자료를 보면, 한 집에 살면서도 서로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는 부부 사이의 ‘동상이몽’ 현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우선 만족도 조사. 전체 남편의 70.6%가 아내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아내의 남편에 대한 만족도는 60.8%에 그쳤다. 남편의 56.7%가 장인ㆍ장모에게 만족하는 반면, 아내가 시부모님과의 관계에 만족하는 비율은 47.9%에 그쳤다. 그러나 자녀와의 관계에서의 만족도는 남편(75.2%)과 아내(75.0%)의 차이가 없었다.
서로에 대한 만족도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진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남편의 만족도는 60.4%, 아내의 만족도는 50.8%로 나타났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부가 함께 휴일을 즐기는 비율도 줄어, 남편이 혼자서 여가활동을 하는 비율은 30대 4.4%, 40대 9.2%, 50대 14.3%, 60대 이상 16.7%로 높아졌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ㆍ양육은 여전히 아내의 몫이라는 통념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남편의 17.4%가 말로는 “가사를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남편은 8.7%에 그쳤다. 특히 전업주부의 남편이 가사분담까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6.8%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남편이 81.5%에 달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였다.
맞벌이 가구에서 아내가 가정관리(요리, 청소 등)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에 2시간 38분인데 비해, 남편은 24분에 그쳤다. 맞벌이가 아닌 가구의 남편(19분)과 별 차이가 없는 수치. 때문에 맞벌이 남편(6시간 20분)은 아내(5시간 6분)보다 근로시간이 1시간 이상 많음에도 불구, 아내보다 1시간 많은 4시간14분의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사노동 부담이 큰 맞벌이 아내(7시간 26분)는 남편(7시간 37분)보다 잠잘 시간도 적다.
주중에도 다른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는 남편과 아내는, 휴일까지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달랐다. 남편의 휴일 활동은 TVㆍ비디오 시청(34.6%), 휴식(17.7%), 스포츠(9.6%) 순이었으나, 아내는 가사(31.9%), TVㆍ비디오 시청(27.1%), 종교 활동(14.1%) 등에 여가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계발에 휴일을 투자한다는 응답은 남편(1.5%)이나 아내(0.7%)에서 모두 저조하게 나타났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