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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 강제 진압/ 새벽 장갑차 앞세워 전격 작전…"더 이상의 죽음 안돼" 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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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 강제 진압/ 새벽 장갑차 앞세워 전격 작전…"더 이상의 죽음 안돼" 투항

입력
2010.05.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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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대(레드셔츠)에 대한 강제 해산 작전은 태국 정부가 상원의 중재 협상안을 거부한 지 14시간 만인 19일 새벽 전격 감행됐다.

이날 오전 6시께 시위 거점인 방콕 도심의 라차프라송 거리로 이어지는 룸피니 공원 등에 장갑차 수십여 대와 군경 병력들이 집결했다. 병력은 곧바로 시위대가 설치해 놓은 폐타이어 등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장갑차를 앞세워 라차프라송 거리로 연결되는 진입로를 장악했다. 일부 시위대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실탄 사격을 퍼붓는 군경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군인들은 도주하는 시위대를 향해 M-16 소총을 발사하며 "항복하지 않으면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군 병력은 라차프라송 진입로를 장악한 데 이어 곧 시위대 거점을 향해 나아갔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이 "작전 초기 상황은 매우 성공적이다. 작전은 19일 하루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졌다. 경찰 대변인은 신속대응병력 1,000여명을 배치했으며 이들에게 약탈, 방화, 불안 선동자에 대한 현장 사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강제 해산 작전이 시작된 직후만해도 시위대는 전열을 가다듬으며 항전 의지를 보였다. 지도부의 한 명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곳에 남을 것"이라며 다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시위대는 인근 사찰로 몸을 피하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또 다른 지역의 레드셔츠 지지자들을 향해 동조 시위로 정부에 맞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부 중 한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서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시위대에 불리하게 전개됐다.

결국 오후에 들어서면서 시위대 지도부가 곧 투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도부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위를 공식적으로 끝낸다. 지도부는 경찰에 투항할 것"이라는 마지막 연설을 했다. 곧 이은 지도부 7명의 투항으로 지난 3월14일 시작된 레드셔츠의 반정부 시위는 사실상 종료됐다. 그러나 흥분한 시위대 일부는 쇼핑몰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시위 종료에 저항하기도 했다. 지도부의 마지막 연설이 이뤄지던 순간 인근의 군 병력을 향해 수류탄이 날아가 기자와 군인들이 부상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도부의 투항 이후에도 일부 시위대는 밤 늦게까지 동남아 최대 쇼핑센터인 '센트럴 월드'를 비롯해 20개 건물에 불을 놓는 등 저항을 이어갔다. 특히 친정부 성향으로 지목된 TV 방송국에 분노를 폭발시켰다. 군 관계자들은 "TV 방송국 '채널 3 뉴스'가 시위대의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며 "이로 인해 건물 내 100여 명이 갇혀 있었지만 구조됐다"고 밝혔다.

태국 군경은 이날 밤 8시부터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도심에 병력을 촘촘히 배치, 검문 검색을 한층 강화했다.

한편 태국 중앙은행은 20~21일 안전을 이유로 이틀간 전국의 모든 금융기관들에 대해 문을 닫도록 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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