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군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잠수정에 의한 공격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은 이에 따라 20일 공개할 조사 결과 발표문에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등 직접적 표현을 적시할 방침이다. ★관련 기사 3면
군 고위 관계자는 18일 "북한의 잠수정이 ㄷ자로 우회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뒤 근접 타격한 것 말고는 실질적으로 다른 가능성이 없다"며 "조사 결과 발표문에도 이 부분이 명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 등이 참여한 정보ㆍ작전분석팀에서 북한 잠수함의 침투 경로와 침몰 전후의 기동 상황 등 관련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에게 발표문 초안을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은 북한 어뢰의 물증 확보에도 상당 부분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7년 전 서해에서 군이 수거해 보관 중인 북한 훈련용 어뢰의 화약을 분석한 결과, 천안함 선체 및 사고 수역에서 수거한 화약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앞서 천안함 연돌과 해저 모래에서 어뢰 탄두에 사용되는 고성능폭약(RDX)을 검출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천안함에서 검출한 RDX는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화약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성분 비율은 나라마다 다르다"며 "성분 비율 분석은 형사 사건에서 지문을 확인하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합조단은 또 해저에서 수거한 금속 파편 등에서 북한의 훈련용 어뢰 재질과 유사한 성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의 훈련용 어뢰 외피 및 프로펠러 재질과 천안함 절단면 및 해저에서 수거한 금속 파편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일부 파편은 유사하지만 다른 것도 있어 막바지 분석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군은 천안함 침몰 시 유실됐던 가스터빈실의 잔해 위치를 파악해 인양 준비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터빈실은 침몰의 직접 원인인 외부 충격이 가해졌던 부분으로 선체의 좌현 3.2m, 우현 9.9m가 유실됐지만 군 당국이 그간 인양 진척 상황에 대해 함구하면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군 관계자는 "가스터빈실의 위치를 진작 파악했지만 기상이 좋지 않아 인양을 미뤄 왔다"며 "함미(艦尾)를 인양할 때 없어졌던 디젤엔진도 이번에 함께 인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조단은 19일 천안함 절단면을 언론에 공개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 등 30여개 국가에 사전 브리핑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미국 등 우방국 및 국제사회와 협의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공동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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