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매개로 한 미래와의 소통, '2010 서울국제음악제'(Seoul International Music FestivalㆍSIMF)가 23~31일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뮤직 프리즘'이란 이름으로 근대와 20세기의 음악적 흐름을 주도한 작품들을 세계적 연주자들의 무대로 접할 기회다.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지휘 김대진)이 연주하는 브리튼의 '파사칼리아'로 길을 떠난다. 최근 쇼팽 전문 연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얀 리치에츠키, 이스라엘의 신예 비올리스트 아브리 레비탄 등이 협연한다.
24일에는 금호아트홀에서 '거장의 숨결'이란 주제로 로시니에서 알반 베르크까지의 실내악곡이 소개된다. 프랑스 클라리넷 주자 미셸 레티엑과 협연할 피아노 주자 신정희(43)씨는 "5분 걸리는 베르크의 '4개의 모음곡' 속의 표현주의적 수법에 특히 귀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국내 신진 작곡가들의 새 작품을 연주하는 데도 열심인 신씨는 "현대음악 전문 연주자는 작품에의 몰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수학할 당시 칠레의 저항 대중가요를 테마로 미국 작곡가 제프스키가 36개의 변주를 붙인 1시간짜리 곡 '단결한 민족은 파멸하지 않으리라'를 연주, 주목받았다.
25일에는 금호아트홀에서 '조화와 공존'이란 주제로 슈베르트, 말러, 슈니트케, 쇼스타코비치 등의 실내악곡이 연주된다.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2006년 비에니아프스키 국제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안 아가사 심체브스카 등의 협연으로 이뤄진다. 이어 26일 제라르 풀레(바이올린)의 '낭만의 시대, 27일 시프리앙 카차리스(피아노)의 '쇼팽의 봄', 28일 상하이 현악4중주단의 '아시아, 세계를 연주하다', 30일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챔버오케스트라 콘서트', 31일 마림바 주자 한문경 등의 '새로운 항해'가 기다린다.
지난해에 이어 예술감독을 맡은 작곡가 류재준씨는 "최신 경향, 유행을 보여주려 했던 1회에 비해 올해는 과거의 의미 재해석에 치중했다"며 "쇤베르크가 본 헨델, 리스트의 슈베르트 해석 등의 무대는 우리에게 드문 교훈의 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무대마다 1~2곡씩 배치된 한국 초연곡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첫 행사는 크쉬스토프 펜데레츠키 등 세계적 작곡가들의 신작과 엠페러 트리오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정상급 연주자들을 소개, 동시대 음악의 매력을 발산했다. 내년 3회 축제는 '사상과 음악'을 주제로 펼쳐질 예정이다. 1544-5142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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