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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대 40년 만의 '지각 졸업식' … 평화의 V자 그리며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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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대 40년 만의 '지각 졸업식' … 평화의 V자 그리며 감격

입력
2010.05.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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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나 늦은 졸업식이었지만 빨간 가운에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은 앳된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노인이 된 졸업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감격의 졸업사진도 찍었다.

지난 16일, 미국 보스톤대(Boston University)가 1970년 졸업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40년 만에 마련한 지각 졸업식 행사장. 참석자들은 양손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브이를 만들어보이고, 꼭 쥔 주먹을 하늘로 날리기도 하면서 왁자지껄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1970년 당시 미국의 캄보디아 침공과 의무 징병 확대로 반전시위가 격화하던 상황 때문에 이들의 졸업시험과 졸업식은 취소됐다. 그 해 5월 4일,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학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 도중 주방위군의 발포로 대학생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지자 전국 수백 개 학교에서 800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시위를 벌여 대학들이 휴교령을 내렸다.

당시 기숙사에서 기말시험 준비를 하다가 친구로부터 발포 소식을 들었다는 마샤 헬퍼린씨는 "당시 세상이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후 졸업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현지 일간지 보스톤글러브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졸업식에는 대상자 3,000명 중 300명이 참석했다. 장성한 자녀들과 함께 자리한 졸업생들도 많았다. '젊은 그대'로 돌아간 듯 졸업생용 붉은 가운에 당시 반전 포스터를 목에 걸고 의기양양 행진하는 이들도 있었다.

로버트 브라운 보스턴대 총장은 "당시 상황에서는 졸업식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졸업생들이 지금이라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스턴대가 지각 졸업식을 연 것이 최근의 재정 위기와 무관치 않다. 대학 관계자는 "별도의 모금 계획은 없지만 졸업식 참석자들의 개별적인 감사 표시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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