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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패륜녀'사건이 알려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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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패륜녀'사건이 알려 주는 것

입력
2010.05.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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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번듯한 대학에서 여학생이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에게 폭언을 퍼부은 일로 파장이 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연초 이른바 '루저' 발언으로 인한 소동 이후, 이번엔 '패륜녀'에 대한 네티즌들의 격한 개탄과 분노가 인터넷 공간을 온통 뒤덮고 있다. 전개양상은 유사하다. 장본인의 개인정보를 들춰내는 소위 '신상 털기'에 들어간 네티즌들의 추적이 집요하고 해당 학생과 학교를 비난ㆍ조롱하는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지나친 '마녀사냥'을 우려하는 양상도 마찬가지다.

해당 학생의 행태는 추호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학생임을 의심케 하는 저급하고 추잡한 언행, 상대를 대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 인격모독적 태도가 수준 미달의 품성을 적나라하게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앞서 루저 파문 때도 그러했듯 이들 사건을 특정인의 돌출행위로만 보고 비난하는 것은 일과성 화풀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사회적 논란이 가치를 갖는다.

두 사건의 공통된 바탕은 자기 이외의 주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결여다. 이는 공동체 인식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고, 그렇게 해서 우리 공동체가 이미 일각에서부터 해체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제가 된 두 당사자가 모두 주요 대학의 재학생이라는 점은 이런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더한다. 좁게는 가정과 교육이 그 가장 중요한 기능을 포기하거나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이며, 크게는 주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가치가 별로 득이 되지 않는 각각의 독자생존 구조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네티즌들이 격분하고 있지만 정작 평소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적개심과 조롱, 경멸의 언어들로 서로 상처를 입히고 입는 인터넷문화 역시 이런 사회현실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이들 사건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사회적 경고사인을 읽는 것이다. "요즘 것들은…" 식의 상투적이고 부질없는 개탄 대신 당장 범 사회적으로 공동체 인식과 문화를 복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 경제성장이나 일자리 만들기보다 결코 덜 중요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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