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해충으로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는 꽃매미 천적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생물학적 방제길이 열릴 전망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팀은 4월 충북 청원군에서 채집한 꽃매미 알 덩어리를 조사하던 중 기생 천적이 탈출한 흔적을 발견하고 추적한 끝에 이것이 벼룩좀벌(Anastatus spㆍ사진)인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생 천적으로 확인된 벼룩좀벌은 전 세계에 45속 907종이 있으며 국내에선 송충살이벼룩좀벌 등 2속 7종이 기록돼 있다. 나방류 딱정벌레류 파리류 등 곤충의 알이나 유충에 기생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한개의 알에 여러 개의 알을 산란하는 다른 종들과는 달리 한 개의 알에 한 개씩 알을 낳아 기생하고 있어 천적으로서의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06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꽃매미는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드나무 가죽나무 등의 수액을 빨아 먹어 말라 죽게 하거나 많은 분비물로 포도 배 복숭아 등 과일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피해 면적도 2007년에는 7㏊에 불과했으니 올해에는 8.094㏊로 크게 늘었다. 또 도심 가로수에 들러붙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지만 마땅한 천적이 없어 그동안에는 월동기 알집 제거나 성충에 대한 농약 살포 등 원시적 방제에 머물러 왔다.
산림과학원은 벼룩좀벌이 꽃매미의 기생 천적으로 확인됐지만 효용성 여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림과학원 측는“꽃매미 기생 천적 발견은 외래 침입종과 국내 토착 천적 간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며 “천적으로 효용성이 입증되면 대량 증식을 통해 방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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