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디자인 전략을 그 동안의 감성과 스타일 위주에서 편암함과 즐거움을 주는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전환한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끄는 등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응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18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디자인 경영간담회’를 주재하며, 이러한 내용의 디자인 전략을 확정했다.
구 회장은 이날 “이제는 소비자의 삶에 대한 진지한 관찰을 바탕으로 편안함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최고의 완성도를 향한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품격이 다른 디자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경영간담회’는 구 회장이 최고 경영진과 함께 디자인 성과를 직접 점검하고, LG의 미래 디자인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2006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초콜릿폰, 프라다폰, 롤리팝폰, 보더리스TV 등으로 대표되는 감성과 스타일 위주의 LG 디자인 방향이 ‘사용자 경험 중심 디자인’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별로 완성도가 높은 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 창출에 디자인 역량이 집중된다. LG전자는 우선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최대한 반영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제품의 혁신적인 디자인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LG하우시스의 경우 주부들이 직접 참여하는 인테리어제품 디자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주거 공간에서 가장 오래 생활하는 주부들이야말로 사용자 경험이 가장 잘 반영된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도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분석, 연령대에 따라 사용법을 차별화한 화장품을 디자인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또 휴대폰, TV, 생활가전 등 3개 분야의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디자인 제품을 직접 점검했다. 각 분야 디자인 연구소장들로부터 구체적인 디자인 전략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특히 구 회장은 곧 출시될 예정인 스마트폰과 3D TV의 디자인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어 LG전자∙LG하우시스∙LG생활건강 등 3개사가 참여한 ‘LG디자인협의회’의 디자인 시너지 성과도 검토했다. LG디자인협의회는 그 동안 각 사의 강점을 반영한 컨버전스 디자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올해에는 신종플루와 온난화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부터 고객을 배려하는 헬스케어 디자인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정수기, 안마의자 등 LG전자의 헬스케어 제품에 LG하우시스의 친환경 표면소재를 적용한 디자인, LG하우시스의 창호에 LG전자의 공기청정 및 냉난방기술을 적용한 디자인 등 헬스케어 분야의 디자인 시너지 제품들이 주로 보고됐다. 헬스케어 분야는 삼성도 최근 2020년까지 3조3,000억원을 투자, 신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먼저 사업을 시작한 LG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디자인 경영간담회엔 강유식(LG) 구본준(LG상사) 남용(LG전자) 김반석(LG화학) 이상철(통합LG텔레콤) 부회장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도 참석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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