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것에 반발,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에 채무를 모두 갚고 아예 주거래 은행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18일 ‘재무약정 체결 대상 선정에 관한 입장’을 통해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이 국내 해운업체 중 가장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1분기엔 영업이익까지 달성했는데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이어 “해운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경쟁이 불가피한 점과 선박확보 시 자연스럽게 차입구조가 발생한다는 점을 무시하고, 현대상선의 유동성이 충분한 상태에서 내려지게 될 이번 조치는 회복세에 있는 해운산업의 경쟁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은행의 결정은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데서 비롯됐다는 게 현대그룹 주장이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회사의 유동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신조선박의 건조자금 지출도 다른 국내 대형 선사보다 적은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특히 “이번 약정의 체결은 협의 내용과 평가 결과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평가 과정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등 비밀유지 의무마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빠른 시간 내에 외환은행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하고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지난해 5,7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1분기엔 116억원의 이익을 내 흑자 전환했고, 다른 해운업체들도 대부분 흑자로 전환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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