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오피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ㆍ역삼ㆍ선릉ㆍ삼성역 등을 중심으로 한 테헤란로 일대와 양재역에서 논현ㆍ신사역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변의 핵심 오피스 권역을 떠나 인근 신흥 역세권 오피스 빌딩으로 옮겨가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메인 역세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세권 오피스를 찾아 떠나는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오피스빌딩 컨설팅 업체인 ERA코리아가 최근 강남ㆍ역삼역 등 서울 강남권 주요 10개 역세권의 연면적 500㎡ 이상 오피스빌딩 389동의 4월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3월(12.1%)에 비해 2.9%포인트 올라간 15.0%를 기록했다. ERA코리아는 비싼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입주기업들이 인근 지역으로 속속 옮겨간 탓이라고 분석했다.
강남 신흥 오피스 밀집지로 수요자의 발길이 늘어나는 곳은 9호선 라인이 통과하는 봉은사로 일대 신논현역과 삼릉역(개통 예정) 주변. 우선 오피스 입지가 갖춰야 할 첫째 조건인 역세권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또 봉은사로 주변은 기존 호텔과 상업시설, 관공서 등이 가깝게 위치해 있어 사무실이 들어서기엔 지리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다. 삼릉공원이 가까워 주변 업무 환경이 쾌적한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강남 오피스 메인 상권에 비해 보증금과 임대료가 적게는 10%, 많게는 40% 이상 저렴하다는 저가 요인이 맞물리면서 이전 수요와 더불어 신축 오피스 공급도 잇따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이들 신흥 역세권 오피스 빌딩은 사실상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변에 버금가는 역세권ㆍ교통 입지 여건을 갖춘 데다, 임대료 부담까지 덜 수 있어 입주 기업(수요자)들에게는 매력적”이라며 “건물 규모가 기존 대형 역세권에 비해 작은 만큼, 사무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중소 업체나 벤처ㆍ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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