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패닉 상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17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4.12포인트(2.60%) 급락한 1651.51로 장을 마쳤다. 2월5일 49.30포인트(1,616.42→1,567.12) 폭락한 이후 올들어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도 14.73포인트(2.81%) 내린 501.25로 사흘 만에 하락했다. 또 중국 상하이지수가 5.07%나 하락하며 올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2% 이상 내렸다.
위기의 당사자가 아닌 국내 증시가 휘청인 것은 유럽 재정위기라는 악재와 함께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키로 했다는 루머 때문. 피치가 지난달 일본의 국가부채 문제를 이유로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 뒤늦게 부각되면서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국내 증시의 폭락을 이끈 주체는 이날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이 7,600여억원의 매도 폭탄을 퍼부었고, 3,000여억원의 프로그램 매물도 쏟아졌다. 개인들이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한국은 다르다'는 시장 참가자의 자신감도 옅어지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재정위기가 남유럽을 넘어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일본이나 영국 등까지 재정위기가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지만,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도 지난 주말보다 23.3원 오른 1,153.8원에 마감했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상승,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4.50%로 0.02%포인트 올랐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