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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풀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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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풀밭에서

입력
2010.05.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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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들이 한 곳으로 쏠리네

바람 부니 물결이 친다고?

아니,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야

그해 팔월엔 어땠는 줄 알아?

풀잎들은 제자리에 미동도 없이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았었지

풀 비린내에 내 가슴은 뛰고

지평선은 환하게 더욱 넓게

시간이 멈추곤 했기 때문이야

이리 와, 껴안아줘

● 사랑하는 사람이 처음 생기고, 그러다가 그 사람을 꽉 껴안는 일이 생기면,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심장이 얼마나 큰 소리를 내면서 뛰는지 알게 되죠. 쿵 쿵 쿵. 한 번 심장이 뛰고 그 다음 심장이 뛸 때까지, 그 시간은 얼마나 길고도 또 짧은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있는 동안에는 시간은 제멋대로 움직이다가 때로는 숨을 죽이고 완전히 멈추기도 하죠. 50분 수업하고 10분 쉬는 시간 말고도 그런 시간이 있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우린 좀 고독해지기 시작하죠.

소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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