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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봉쇄선 외곽서 동조 시위… 일촉즉발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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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봉쇄선 외곽서 동조 시위… 일촉즉발 방콕

입력
2010.05.1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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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태국 반정부 시위대(일명 레드셔츠)에 대한 정부의 강제 진압이 임박했다는 징후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방콕 도심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태국 당국이 시위대 자진 해산을 요구하면서 17일 오후 3시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하자 시위대 지도부는 시위대 중 여성과 어린이들을 점거 지역 내 사찰로 피신시켰다.

시위대 규모는 지난 13일 1만 여명에서 상당히 줄었지만 정부가 발표한 데드라인을 넘기고도 약 5,000명이 남아 결사 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시위대가 점거한 라차프라송 거리 인근의 주택가와 관광지역 등에는 중무장한 군경 병력이 수백명씩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비상 사태가 선포된 방콕 및 20여 개 주에서는 병원과 의료진들이 강제 진압이 시작될 경우 발생할 대규모 유혈 사태에 대비해 이날 24시간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13일 피격한 카티야 사와스디폰(58ㆍ사진) 전 특전사령관이 이날 숨지면서 시위 정국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남은 5,000여명의 시위대 중 어린이와 여성, 노인이 3,000여명에 달해 태국 정부로서도 대규모 유혈 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상황은 부담스럽다. 이들이 '인간 방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적십자 등 의료진들은 이날 구호 활동을 위해 노약자 등이 피신한 사찰에 들어갔다.

시위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북부 치앙마이에서 군 차량이 불탔고, 북동부 2개 마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레스셔츠 지지다들이 시위 지역을 제외한 방콕의 다른 지역에서 속속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 동조 시위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대사관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폭력 양상이 레드셔츠 시위 지역 바깥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방콕 백화점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레드셔츠의 위협도 있었다"고 밝혔다.

시위대와 정부 간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레드셔츠 지도부는 당초 유엔 중재 하에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정부가 내정 문제에 대한 유엔 개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하자 다시 한발 물러섰다. 지도자 중 하나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정부가 중재를 맡을 중립 기구를 지명할 수도 있다"며 유엔 중재 조건을 거둬들였다. 그는 또 레드셔츠가 법정에도 출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여전히 "시위를 끝내기 전에는 대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최종시한을 넘기고도 태국군이 아직까지 진압 작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막판 협상을 통한 해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의 보좌관인 콥삭 사파바수는 이날 오후 레드셔츠의 나타웃이 전화를 걸어와 휴전을 제안했다고 밝혀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현지 방콕포스트는 레드셔츠 지도자 베라 무시카퐁이 정부측과 비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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