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상승세가 무섭다. 대형 항공사들은 역대 1분기 최고실적을 갈아치웠고, 저가항공사들도 흑자 전환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양측이 동반상승하는 이상적인 상황인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에 ‘훨훨’ 날았다. 대한항공은 매출 2조5,990억원에 영업이익 2,20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8% 늘었고 영업이익도 역대 최고였던 2007년 1분기(1,514억원)를 뛰어넘었다. 올해 영업이익이 목표치인 8,000억원을 넘어 1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올 정도다.
아시아나항공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7.4% 늘어난 1조1,75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53억원으로 198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미 올해 경영목표로 세운 영업이익 3,200억원의 3분의 1을 넘긴 것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여객수요와 화물수송량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항공업계를 강타했던 경기침체와 환율상승, 신종플루 등의 악재가 모두 해소된데다 월드컵 특수 등으로 전자 및 IT분야의 수출물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2분기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 비수기이면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까지 겹쳤던 지난달의 실적은 이 같은 낙관론에 무게를 싣는다. 4월 한달간 대한항공은 전년 동월 대비 12.2% 증가한 101만명을, 아시아나항공은 22.7% 증가한 73만명을 수송했다. 화물수송량도 대한항공은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한 11만톤, 아시아나항공은 20.8% 늘어난 5만톤이었다.
저가항공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우선 올해 1분기에 국내선 점유율을 34.2%까지 높였다. 2005년 등장 이후 분기 최고치다. 부산~제주노선에선 점유율 57.0%를 기록해 대형 항공사를 앞섰고, 최대 수요처인 김포~제주노선에서도 46.5%로 선전했다.
국제선 약진도 두드러진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축으로 일본ㆍ동남아 등지의 중단거리 노선에 연이어 취항한 것. 특히 이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크게 덜면서 만성적인 적자 행진도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은 4월에 이미 흑자로 전환했다. 내부적으로는 상반기 2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월별로는 흑자를 낸 적도 있었던 제주항공, 올해 1,500억원의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세운 진에어 등도 하반기 흑자 전환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역시 흑자 전환을 위해 청주 기점 동남아노선 신설을 검토중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와 저가항공사가 동반 성장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제대로 유지만 한다면 동아시아권 항공시장 석권이 머지 않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