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는 17일 반정부 시위대(일명 레드셔츠)에 대한 해산 작전을 최대한 빨리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강제 진압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가 우려된다.
태국 정부는 앞서 시위대에 대해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까지 해산할 것을 요구,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내 강제 진압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최종시한을 넘긴 이후에도 시위대 5,000여명은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13일 밤 의문의 총격을 받고 쓰러진 시위대 강경파 지도자 카티야 사와스디폰 전 특전사령관이 이날 오전 끝내 숨졌다. 13일 재점화한 이번 유혈사태는 카티야 피격으로 한층 격화한 바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드셔츠 지도자 자투폰 프롬판은 “서 댕(카티야의 애칭)은 임무를 완수했다. 이제 우리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임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3일 이후 현재까지 37명이 숨지고 266여명이 부상했다. 레드셔츠의 도심 점거 시위가 시작된 3월 14일 이후로는 모두 66명이 사망하고 1,700여명이 다쳤다.
태국 정부는 이날 사위대에 자금을 대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과 개인 등 106개 계좌에 대해 동결 초지를 취했다. 레드셔츠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의 계좌도 포함돼 있다.
이날 새벽에는 시위 장소 인근의 고급호텔인 두싯타니 호텔이 공격을 받아 투숙객들이 지하로 대피하는 등 도심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이어졌다.
우리 정부는 이날 시위장소인 라차프라송 일대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여행제한)로 상향조정했다. 미국과 영국, 벨기에 등에 이어 호주도 이날 방콕 대사관을 폐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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