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미혼 여성, 진보성향, 판사경력 전무, 동성애자 루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국의 새 대법관 후보 일레이나 케이건(49) 법무부 송무 담당 차관이 결전을 앞두고 있다. 다름 아닌 상원 인사청문회다.
민주당은 케이건이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다며, 조속히 청문회 일정을 잡고 여름에 표결로 인준안을 통과 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케이건은 10월 연방대법원 회기부터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도 “대단한 일”이라며 “9명의 대법관 중 여성이 3명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인준 청문회를 “김빠지고 공허한 놀이”라고 혹평했던 과거 케이건의 발언을 언급하며, 혹독한 공세를 다짐하고 있다.
우선 그가 하버드 로스쿨 학장 시절, 군대 내에서 동성애자 커밍아웃을 금지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에 반대해 모병관들의 학교 출입을 금지했던 전력에 공화당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 상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 간사인 제프 세션스 의원은 16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출연, “케이건은 정상적인 모병 절차를 금지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법을 여러 측면에서 어겼다”고 주장했다.
상원 법사위 소속 공화당 존 카일(애리조나) 의원은 CBS방송에 출연, “케이건이 송무담당 차관에 지명됐을 때 인준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를 근거로 대법관 인준 표결에서도 당연히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그러나 케이건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좋은 대법관이 되느냐와 관련 없다”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언급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동원할 만큼 극단적인 상황도 아니라며, 표결 절차는 문제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케이건이 판사경력은 없지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자문관으로 활동하며 16만 건의 서류를 남겨, 그의 성향이 어느 정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는 ‘클린턴 도서관’에 관련 서류의 송부를 요청해놓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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