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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헌 빗장 63년 만에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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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헌 빗장 63년 만에 풀렸다

입력
2010.05.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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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주의 패망 직후인 1947년 5월 시행돼 63년 동안 바뀌지 않았던 일본 헌법이 18일 드디어 개정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헌법개정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본 헌법은 96조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 발의로 국민 과반수가 찬성하면 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개정 절차를 규정한 관련법이 없는데다 ‘국민주권’과 ‘평화주의’의 정신을 담은 현 헌법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다수여서 그 동안 개정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 세력의 개헌 목소리가 높아진 데다 실정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을 수정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도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자민당 아베(安倍) 정권이 개헌 전 단계로 헌법개정 절차를 규정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 2007년 국민투표법을 국회 통과시켜 3년 뒤 시행 조건을 담아 공포했다.

국민투표법은 중의원 100명, 참의원 50명 이상의 찬성으로 헌법 개정원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양원의 헌법심사회 심사를 거친 뒤 중ㆍ참의원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개정안을 정식 발의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했다. 만 18세 이상이 투표해 유효투표의 과반수가 찬성이 개정된다.

국민투표법 마련을 서두른 자민당은 개헌에 적극적이다. 국민투표법 시행에 맞춰 헌법개정원안 제출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자민당이 2005년 신헌법초안대로 ‘자위군’을 헌법에 명기해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를 요구할지도 주목된다. 최근 일본 언론 여론조사에서 개헌은 찬반이 거의 반반이었지만 ‘군대 보유 금지’를 명기한 헌법 9조 개정은 반대가 70% 안팎으로 압도적이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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