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안정환 염기훈 웃고, 조원희 황재원 김치우 강민수 울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26명의 예비 엔트리 명단을 확정 지으며 ‘옥석 가리기’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1일 최종 엔트리 23명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한다.
허 감독은 17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남아공 최종 엔트리 23명을 고려한 26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소집훈련과 16일 에콰도르와 친선경기를 통해 대체적인 윤곽은 나왔고,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기성용(셀틱),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일본 J리그의 이근호(이와타) 등 해외파 12명은 예상대로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이동국(전북)과 안정환(다롄 스더)도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이동국은 이후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이 잇따라 좌절됐던 ‘월드컵의 한’을 12년 만에 풀 가능성이 커졌다. 체력 저하 등으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은 안정환도 두 차례 월드컵 경험을 바탕으로 ‘조커’로 낙점 받았다.
허 감독이 그 동안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어린 선수들을 데려가겠다”고 수 차례 공언한 것처럼 지난해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이승렬(서울),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등 ‘젊은 피’ 3인방도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조원희 강민수(이상 수원) 김치우(서울) 황재원(포항)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조원희 강민수 김치우는 에콰도르전에서 출전기회조차 잡지 못해 탈락이 예상됐었다. 특히 조원희가 낙마하면서 월드컵 출전을 위해 국내로 유턴한 설기현(포항) 등 ‘돌아온 프리미어리거’들이 모두 꿈을 접어야 했다. 1년 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황재원은 후반 조용형(제주) 대신 그라운드에 나서며 마지막 시험을 치렀지만 2~3차례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범하면서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렸다.
허 감독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팀 전체적인 포지션을 따지고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심사숙고 했다”며 고뇌를 털어 놓았다. 탈락한 4명에 대해서는 “김치우는 탈장 수술을 받은 이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조원희와 강민수도 경기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황재원은 소속팀에서는 잘하는데 이상하게 대표팀에서 큰 실수를 많이 한다. 대표팀과 인연이 없는 것 같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26명의 원정 엔트리 중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할 세 사람은 미드필더와 공격수 가운데 나올 것으로 보인다.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골키퍼 3명과 포지션 당 2명의 필드 플레이어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할 때 수비수(8명)를 더 줄이기는 어렵다. 5명의 중앙 미드필더 가운데 한 사람과 6명의 공격수 중 2명이 남아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다.
대표팀은 19일 파주 NFC에 다시 모여 마무리 훈련을 한 뒤 22일 출국해 일본(24일), 벨로루시(30일), 스페인(6월3일)과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5일 결전지인 남아공에 입성한다.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26명)
▦GK=이운재(수원)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DF=이영표(알 힐랄)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김형일(포항)
▦MF=박지성(맨유) 김보경(오이타) 이청용(볼턴) 김재성(포항)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FW=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염기훈(수원) 이승렬(서울)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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