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16일 오전 3시30분께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한 주차장에서 20대 남자 3명이 한 차량에 다가가 벽돌로 차량 유리를 깬 뒤 물건을 뒤지기 시작됐다. 이들의 범행은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안양시청 7층 U-통합상황실에 바로 드러났다. 상황실 직원이 바로 경찰에 연락했고, 범인들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안양시와 안산시의 ‘U-통합상황실’이 지역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80억원을 들여 전국 최초로 U-통합상황실을 갖춘 안양시는 올해 3월 말까지 1년 동안 총 369건의 범죄 의심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 자료들은 주부도박단, 절도,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34건의 범죄사건을 해결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또 교통사고 발생시 가해자를 가려내는데 일조한 사례도 122건에 이른다.
범죄 예방 효과도 컸다. U-통합상황실 설치 직전 5개월(08년 3월~7월)간 범죄 발생건수는 3,088건에 달했지만 설치 이후(09년 3월~7월)에는 2,953건으로 4.4% 감소했다. 무엇보다 안산 관내 범죄 검거 건수가 통합사무실 설치 전 1,917건에서 설치 후 2,581건으로 무려 25.3%나 급증했다.
올해 4월 13일 U-통합 사무실을 설치한 안산시도 한달 여 만에 3건의 범죄사건 용의자를 검거하는 등 단단히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안양시에는 1,116개, 안산시에는 816개의 CCTV가 설치돼 24시간 범죄 우범 지역을 감시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특히 적외선 투광기가 달려 있어 야간에도 선명한 영상이 확보된다. 또 각종 사건 사고 발생시 112신고센터와 순찰차량에 해당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반면 ‘사생활 노출’ 우려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실제 안양시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처음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와 운영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안산시도 관계자 외에 상황실 출입을 금지하는 등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또 출입을 하면 출입자 신상이 전자 기록에 고스란히 남을 뿐만 아니라 출입자 USB 휴대 금지, 다운로드 제한 등의 이중 삼중 안전 장치를 둬 사생활 노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시는 주장한다.
물론 U-통합상황실은 어린이 통학길의 교통 안전, 쓰레기 무단 투기 감시, 환경 감시(불법 소각 및 하천 오염 방지) 등 무려 11개 서비스가 가동되고 있고, 앞으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 벤치마킹도 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콜롬비아 등 해외 20여개국 안전관리 담당자들과 국내외 220여 개 단체가 안양시와 안산시를 찾았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통합상황실은 교통 방범 시설 재난 등을 일괄 관리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며 “예산 부담은 있지만 범죄 예방 및 검거 효과가 큰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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