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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이런 공사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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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이런 공사는 반가워요"

입력
2010.05.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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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신정역 1번 출구 앞. 굴삭기가 지하철 입구를 파헤치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사현장 인부들은 혹시라도 있을 안전사고에 대비해 행인들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마치 신규 역 공사 현장을 방불케 한다.

시민들은 출구 앞에 새로 생긴 횡단보도를 이용, 건너편 출구로 향한다. 이용하던 지하철 출구가 없어져 불편할 만도 한데 인상을 찌푸린 모습을 찾기 어렵다. 주민 이민주(55)씨는 "계단이 60여개에 이를 정도로 많아 오가기 힘들었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놓인다니 반가운 일 아니냐"고 기뻐했다.

개통한 지 10년도 넘은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계단이 에스컬레이터로 바뀌고 장애인용 승강기가 설치되는 등 편의시설 확충이 추진되고 있다.

5호선부터 8호선을 운행 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부터 신정역 등 6곳 역사에 대한 편의시설 확충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비만 220억원이 넘는다. 8호선 암사역 등 6곳도 추가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심도(역사의 깊이 정도)가 커 이동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던 역사들이 공사대상이다.

5~8호선은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역 심도가 평균 22.6m에 달해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보다 9m 정도 깊다. 개통시기가 늦어 상대적으로 더 깊게 파고 들어가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8호선 산성역은 무려 56m에 달한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은 아무래도 계단을 통해 승강장까지 걸어가야 건데, 5~8호선에 대한 불편 민원이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편의시설 확충에 대한 고민은 서울메트로도 마찬가지. 74년 1호선 운행을 시작으로 서울 지하철을 처음으로 운영했으나, 당시에는 사실상 노인 및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고려하지 않고 역을 설계했다. 84년에 개통된 2호선 역삼역에만 시범적으로 승강편의시설을 처음 설치했을 정도다.

하지만 2006년 교통 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시행되면서 지하철 승강편의시설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했다. 메트로 관계자는 "시민들 요구를 모두 맞추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며 "현재 심도가 깊은 역사 및 교통 약자가 많이 이용하는 역사부터 단계적으로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광진구 양천구 등 일부 지자체도 주민 불편 해소 차원에서 지하철 편의시설 확충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지하철 역사의 편의시설이 부족한 편이라 시민들 불편이 크다"며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지하철 편의시설 확충 계획을 앞당기도록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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