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매우 우울한 사업이다. 악몽이기도 하고 의미도 없다.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뿐이다."
냉소적인 유머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영화감독 겸 배우 우디 앨런(75)이 신작 '당신은 키 큰 어두운 이방인을 만날 것이다'(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로 제63회 칸 영화제를 찾았다. 15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안경 쓴 찰리 채플린'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시종 유머 넘치는 말로 질문에 답했다.
그의 신작은 우울한 웃음으로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전한다.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젊은 여자와 재혼하는 노인(안소니 홉킨스)과, 결혼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벌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유쾌하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영화 제목의 '키 큰 어두운 이방인'은 죽음을 의미한다.
2006년 '스쿠프' 이후 배우 활동을 중단한 그는 "오랫동안 낭만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너무 늙어서 그런 연기를 더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를 얻는 남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늙어서 얻는 이득은 없다. 영리해지지도 현명해지지도 않는다. 등이 아프고 소화불량에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늙음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평생 뉴욕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그는 최근작 네 편을 영국 런던에서 촬영했다. "영국의 회색 하늘과 시원한 여름이 좋다. 뉴욕에서 촬영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차기작 주인공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로 정해졌고, 프랑스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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