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회사에서 매년 치러지는 창립기념식이 이색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회사 대표의 축하 인사와 딱딱한 행사들로 채워졌던 것에서 벗어나, 라디오쇼라는 형식을 통해 화합의 한마당을 연출하거나 임직원들의 가족과 함께 하는 축제, 사회 공헌 행사 등을 마련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다.
제일기획은 14일 개그 듀오 컬투를 초청해 실제 이들이 진행하는 라디오쇼의 형식을 빌린 창립기념식을 진행했다. 컬투의 김태균, 정찬우가 기념식을 진행하고 직원들이 보낸 사연과 신청곡을 들으며 공연을 펼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신입사원들이 한 달간 준비한 재즈와 록 음악으로 시작됐다. 이어 컬투의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직원들의 사연이 소개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사내 방송 PD가 `치즈'와 `치질'을 착각해서 `치질' 동영상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죠?"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직원은 마트에서 `아줌마 버서(버섯)주세요'라고 해 얼굴을 붉혔다던데."
특히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도 진행자로 참여해 사연소개를 통해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나의 길, 우리의 길, 제일기획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말한 뒤 팝송 '마이 웨이'를 신청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정건수 프로(인사담당)는 "회사 생일날 임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소통하고 응집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갖기 위해 이색 창립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www.hmall.com)은 창립 9주년(5월 29일)을 맞아 15일 서울 강북구 번동'북서울 꿈의 숲'에서 '희망 나무 4,000그루 심기'행사를 열었다. 창립 기념 식수 행사는 지난해부터 시도한 것으로 올해는 400여명의 임직원과 가족이 나서 산철쭉, 자산홍, 청단풍 등의 묘목을 심었다. 식수행사가 진행된 1,500㎡(약 500평) 규모의 땅은 꽃길로 조성돼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15일 창립 11주년을 맞은 홈플러스는 14일 경기 분당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대운동장에서 임직원과 가족 2,000여명이 참석한'가족사랑 신바람 축제'로 창립기념식을 대신했다.
"존경 받는 기업은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뤄 직원들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바탕으로 활기찬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승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홈플러스의 경영성과와 비전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 보는 '홈플러스 도전 골든벨', 온 가족이 참여하는 '사랑의 운동회', '어린이 사생대회', '가족 페이스 페인팅'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풀무원은 12일 창립 26주년을 맞아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임직원 사회공헌 봉사단 '로하스 디자이너'(LOHAS Designer)를 창단했다.'우리 사회와 이웃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담아 만든 단체로 20~30명이 한 팀을 이뤄 월 1회씩 소외계층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맡게 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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