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이 15일 경주에서 개최된 제4차 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가진 중ㆍ일 양자 회담에서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에게 핵무기 감축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언론 보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카다 외상은 양 부장과의 회담에서 "핵무기비확산조약에 가입한 5개 핵보유국 가운데 중국만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핵무기의 삭감을 요구했다. 오카다 외상은 "중국이 핵무기를 감축하든가 아니면 최소한 현상을 유지하도록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중국은 어떤 형태의 핵무기 확충도 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안전보장을 위한 최소 수준의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장은 또 "중국은 선제적으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에 대해 직설적으로 핵무기 감축을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오카다 외상은 중국 함대의 헬리콥터가 지난달 8일과 21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근접 비행한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재발방지책을 요구했고, 양 부장은 "일본측의 감시활동이 지나쳤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은 전날 양자회담에서 일본 측의 핵군축 문제 제기로 불편해진 심기를 한ㆍ중ㆍ일 3개국간 회담과 다음날 불국사와 천마총 방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ㆍ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측이 중국측에 핵군축을 강하게 요구해 중국측이 불편해했다고 들었다"며 "중국측이 불국사와 천마총 방문 일정에 불참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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