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야간재판이 처음으로 열렸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14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407호 법정에서 첫 야간법정을 열었다. 민사13단독 재판장인 김흥준 지원장의 심리로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는 13건의 민사소액사건 판결이 이뤄졌다. 안산지원은 19일과 25일에도 각각 14건과 20건의 재판을 야간에 여는 등 이번 달에만 47건을 야간법정에서 심리할 예정이다.
소송가액 2,000만원 이하의 민사소액사건에서 원고와 피고가 원하면 야간(오후7시 이후)에도 재판을 열도록 한 야간개정(開廷)제도는 1990년 1월 소액사건심판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민사소액사건은 주로 대여금, 임금, 물품대금, 보증금 등에 관한 분쟁으로 서민생활과 관련돼 있다. 특히 안산은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공단지역으로 야간재판 수요가 많았다고 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야간재판이 본격화되면 생업 때문에 근무시간 중 시간을 내기 어려운 서민들이 일과 후에도 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안산지원의 야간법정이 호응을 얻으면 다른 법원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