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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 내전 양상/ 이해할 수 없는 '국왕의 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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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시위 내전 양상/ 이해할 수 없는 '국왕의 긴 침묵'

입력
2010.05.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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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전쟁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갈등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침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년간 정치적 갈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태국인들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은 국왕에게 실망하고 있다"며 15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64년간 왕좌를 지키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82) 태국 국왕은 정치적 권한은 없지만 국민들에게 '살아 있는 부처''통합의 아버지'로 추앙 받아왔다. 1932년 이후 총 19차례의 쿠데타를 겪은 태국이 그나마 붕괴하지 않고 성장한 데는 늘 중심을 잡아줬던 푸미폰 국왕의 역할이 컸었다. 1992년 군부와 시위대가 충돌하자, 국왕은 양쪽 지도자를 모두 꾸짖었고 폭력사태는 즉시 종료됐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해 그는 지난달 26일 TV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평화가 필요하다"고 한마디 언급했을 뿐이다. 전혀 개입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의 침묵 이유는 우선 고령과 병으로 인한 쇠약이다. 그러나 병세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지난해 9월 19일 고열, 피로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뒤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NYT는 태국 왕실도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계층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엘리트 왕실주의자들이 관, 군, 기업에 널리 포진해 있는데, 반정부 시위대들의 타도 대상이 바로 이들이다. 특히 기득권 세력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왕실 파괴를 시도하고 있으며, 우리는 왕실을 그들부터 지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대를 '반(反) 국왕'세력으로 규정,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전략이다. 실제로는 '레드 셔츠'시위대 대부분이 "국왕을 존경한다"고 항변하고 있으며, 다만 일부 왕실 시스템 개혁을 원할 뿐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16일 "국왕만이 이번 사태 종식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푸미폰 국왕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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