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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美 연금플랜, 수익률의 91.5%를 자산배분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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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美 연금플랜, 수익률의 91.5%를 자산배분이 좌우

입력
2010.05.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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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에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포메이션'이다. 포메이션이란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들의 배치를 뜻한다. '4-4-2' 포메이션이라면 수비에 4명, 중앙에 4명, 전방 공격수로 2명을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3-5-2'는 3명의 수비수, 5명의 미드필더, 그리고 2명의 공격수를 위치시키는 것이다.

어떤 포메이션이 가장 좋은 지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감독이 최적의 포메이션을 정하고 각 포지션에 맞는 최고의 선수들을 써야 할 것이다.

자산관리의 포메이션, 자산배분

자산관리에 있어서 포메이션과 같은 의사결정이 바로 '자산배분'이다. 자산배분이란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 ▦부동산 등 주요 자산군(群)으로 자산을 배분해 전체적인 투자위험을 조정하고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기술이다.

이들 자산은 투자위험과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의 수준이 각기 다른 데다 시장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수익률이 움직인다. 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다른 자산은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오른다. 이렇게 되면 한가지에만 투자할 때보다 전체적으로 최종 투자결과의 범위가 좁아지는 이점이 있다. 한 자산에 집중 투자할 때보다 아주 많이 벌진 않더라도 아주 크게 잃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사실 자산배분은 이미 2000년전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에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개념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누도록 하라. 3분의1은 토지에, 다른 3분의1은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준비금으로 보유토록 하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토지는 부동산을, 사업은 주식을, 준비금은 채권이나 예금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자산배분, 왜 중요한가

장기적 자산관리에서 자산배분의 중요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1974~83년 사이 이뤄진 미국 91개 대규모 연금플랜에 대한 연구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각 연금플랜의 장기 수익률에 영향을 준 3가지 변동 요소를 ▦자산배분 ▦시장예측 ▦증권선택으로 분류했다.

시장예측이란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인가 떨어질 것인가를 예측해서 주식 등에 대한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증권선택은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선택해서 투자하는 의사결정이다.

연구 결과, 이 3가지 의사결정 중 자산배분이 총 수익률 변동의 91.5%를 좌우했다. 증권선택이나 시장예측 요소의 영향력은 고작 2.7%와 1.8%에 그쳤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시장예측이나 종목선택에 매달리고 있다. 왜 그럴까. 투자관리 전문가가 우수한 기술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통적인 투자관리는 시장예측, 증권선택과 같은 의미였다. 투자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전문가가 시장예측과 증권선택에 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좀처럼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주식이냐, 예금이냐

자산배분은 크게 4가지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주식과 예금(또는 채권)의 투자비중이고 둘째는 국내와 해외자산이다. 또 세 번째는 국내통화와 해외통화 자산, 넷째는 전통적 투자와 대안투자의 분산비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대표적인 것이 주식과 예금(또는 채권)의 투자 배분이다.

예금(또는 채권)은 은행(또는 발행자)이 망하지 않는 한 이자와 원금 지급이 보장되는 안정성이 있는 반면,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때문에 장기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주식 투자는 길게 보면 기업의 성장과 함께 가격이 올라 구매력이 유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갖는 단점이 있다.

이 때 투자비중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투자의 기간이다. 투자 기간이 길다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주가의 가격 변동 위험보다 더 크기 때문에, 주식에 더 많은 투자자산을 할당해야 한다. 반면 투자기간이 단기일 때는 주가 변동 위험이 인플레이션 위험보다 크므로 채권 투자를 늘려야 한다.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자산배분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을 준비한다고 치자. 먼저 은퇴 후 필요한 자금 규모가 정해지면 현재 자산을 어느 정도의 기대수익률로 운용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 것이다.

가령 장기적으로 주식형 펀드는 연 10%, 채권형 펀드는 연 5%의 기대수익률을 갖는다고 할 때 자신의 자산을 주식과 채권에 절반씩 투자하면 전체적으로는 연 7.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이 '전략적 자산배분'이다.

전략적 자산배분과 관련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100-나이' 법칙이다. 현재 35세라면 자산 중 65%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 등에 남기는 식이다. 간단하고도 유용한 방법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산배분 결정에 있어 하나의 가이드 라인일 뿐이다. 부양해야 할 부모나 배우자가 있는 지 등 다른 중요한 정보는 감안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미세 조정하는 '전술적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 사실 많은 투자자들이 전술적 자산배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데 물론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자산배분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

단기 투자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전술적 자산배분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주가가 오르면 더 투자하고 싶고, 떨어지면 당장 팔고 싶어하는 투자자의 본능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자칫 자산배분에 엇박자가 나기 쉽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원칙이다. 자산 간의 유ㆍ불리를 판단하는 수치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익수익률(earning yield)'인데, 이익수익률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방법이다.

주식과 채권을 예로 들어보자. 주식의 이익수익률은 주가를 수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률(PER)을 뒤집은 것이다. PER이 20이라면 지금과 같은 이익에서 본전이 될 때까지 2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PER이 20이라면 주식의 이익수익률은 5%(1/0.2)가 된다.

채권의 이익수익률은 물론 이자율이다. 최근 주식과 채권의 이익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PER이 15.4배(4월말 현재)이므로 주식의 이익수익률은 6.47%(1/0.1540)가 된다. 채권의 경우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3.61% 이므로 당장 주식과 채권을 비교하면 지금은 주식이 더 매력적인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주식 비중을 좀 더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비슷하게 금리 수준에 따라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현재 채권금리가 5.93% 수준이라면 자산의 59% 정도를 채권 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41%를 주식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올바른 자산관리는 시장을 능가하거나 무조건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최소의 위험으로 자신의 장기적인 투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을 찾는 것이다. 재산증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투자자와 투자전문가는 최적의 자산배분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시장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성공적인 자산관리 전략이다.

■ 전체 수익률의 80~90% 투자기간의 2~7%중 발생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예측하려고 한다. 투자교육장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는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것이다.

몇 달 뒤나 혹은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지 확실히 알 수만 있다면 많은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만약 일정한 기간 이후 주가 상승이 확실하다면 빚이라도 얻어 투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시장을 자꾸 예측해서 투자하려다 보니 투자에 실패하는 것이다. 물론 한두 번 맞춰서 재미를 볼 지 모른다. 하지만 세번째 틀리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투자의 세계다. 1년 중 364일 안전 항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하루 폭풍을 만나면 배가 침몰하듯이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를 통해 얻는 수익률의 80~90%는 전체 투자기간의 2~7%라는 짧은 기간에 발생한다고 한다. 미국 샌포드 번스타인앤컴퍼니의 연구에 따르면 1926년부터 93년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간의 평균 수익률은 11%였는데 이 60개월은 전체 기간의 7%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었다. 이 60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93%의 기간에는 수익률이 평균 0.01%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주가가 오르는 7%의 기간을 콕 집어낼 수 있을까.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주가가 오르는 기간을 놓쳤을 때 투자성과의 하락은 실로 엄청났다. 분석기간 내내 투자했다면 무려 133.67%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8년의 기간 중 주가가 많이 오른 단 10일을 놓쳤다면 수익률은 22.04%로 급락했다. 더 나아가 20일을 놓치면 23.79%의 손실로 반전한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시장을 맞추겠다고 들락날락 했다가 단 10일을 놓친 결과 치고는 너무 심하지 않은가.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민주영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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