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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화려한 휴가'/ 그날의 광주… 희망의 역사로 승화시킨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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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화려한 휴가'/ 그날의 광주… 희망의 역사로 승화시킨 무대

입력
2010.05.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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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를 붉게 물들인 5ㆍ18 민주화운동이 30주년 기념 뮤지컬로 무대에 재현된다. 15~19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 이어 6월 12, 13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화려한 휴가'이다.

김상경, 이요원 등이 출연한 김지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대본을 쓴 작가 김정숙씨와 연출가 권호성씨가 뮤지컬 '블루사이공' 이후 다시 호흡을 맞췄다. 음악은 영화 '청연' 등으로 대종상에서 두 차례 음악상을 받은 미하엘 슈타우다허 경희대 포스터모던음악과 교수가 맡았다.

뮤지컬의 주된 배경은 대규모 비극이 벌어진 전남도청이다. 제작진은 그러나 암울했던 당시 상황보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작가 김정숙씨는 제작발표회에서 "역사의 치부를 조명하는 것은 분노하기 위함이 아니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다. 각색을 할 때 역사를 바로 전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선동적인 음악을 피하려 외국인 작곡가를 섭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개된 음원 중 '광주시민 장송곡'처럼 시대정신을 담은 곡은 물론 슬프고 비장하다. 그러나 남녀 주인공의 듀엣곡 '다시 부르는 사랑'이나 인물의 죽음을 회상하는 '하늘소풍'의 선율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물론 역사적 참상을 왜곡할 만큼 가볍지도 않다. 독일 출신인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는 "5ㆍ18 당시 14세 소년이었던 나는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가 주관한 길거리 시위에 참가?고, 한국 정부에 인권 보호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밝히며 "힘들게 살았던 광주 시민에게 이 곡들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종 총감독은 "'레미제라블'이 프랑스혁명을 감동으로 승화시켰다면 '화려한 휴가'는 5ㆍ18 해원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작비 4억여 원, 3년의 준비 기간이 소요됐다. 전미도, 최승열, 이승현 등 출연. 1544-1555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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