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개월의 여정에 오른다. 국영, 민간 오페라단을 아우르는 한국의 오페라 역량이 어디쯤 와 있는지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마당이다.
국립오페라단과 4개 민간 오페라단 대표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62년을 헤아리는 한국 오페라가 팽창제일주의를 반성, 질적 발전의 도약대에 섰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소속 85개 단체 가운데 이번에 선발돼 참가하는 글로리아오페라단, 솔오페라단, 서울오페라앙상블, 베세토오페라단 등 4개 민간 오페라단의 대표들은 "국립과 민간 오페라의 상생ㆍ화합을 확인할 계기"라고 기대를 표했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는 한국오페라단연합회와 대한민국오페라협회가 연합해 지난해 10월 창립, 현재 85개의 국내 오페라단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서막을 열 무대는 국립오페라단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지난 3월 열린 제9회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작이기도 했던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바로크 작곡가 글룩이 만든 오페라로, 한국의 전통 제의 양식과 서양 신화가 접목해 빚어내는 무대의 영기가 인상적이다. 한국과 영국의 카운터 테너 이동규와 스티븐 윌리스가 오르페오로 출연해 연기 대결을 벌인다. 영국의 고음악 단체 레트로스펙트 앙상블의 지휘자 매튜 홀스가 한국과 영국, 일본 3국의 원전 연주 앙상블을 이끈다. 16~20일, 이소영 연출.
이어 글로리아오페라단이 펼치는 베르디의 '리골레토'가 이탈리아의 오페라 연출가 리카르도 카네사의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6월 7~10일. 부산의 솔오페라단이 올리는 베르디의 '아이다'는 반사막 무대 등 색다른 해석이 인상적이다. 이번 참가 단체 중 유일하게 지방에 근거를 두고 있는 솔오페라단의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펼친 공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의주 연출. 6월 16~19일.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올리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더욱 현대화한다. 다분히 멜로드라마로 흐를 수 있는 작품이지만, 대표이자 연출자인 장수동씨는 "배경을 현대화, 부르주아적 위선을 발겨내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불가리아의 게오르기 디미트로프가 지휘봉을 잡고, 러시아의 유리 제빈, 나탈리아 보론키나, 한국의 박현재, 남완, 장철 등이 출연한다. 6월 25~28일
베세토오페라단은 체코 프라하 오페라극장이 제작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으로 유럽 정통 오페라를 선보인다. 카르멘 역으로만 800여 차례 무대에 오른 체코의 메조 소프라노 갈리아 이브가리모바가 최승현과 번갈아 주인공으로 나와 열정의 무대를 보여준다.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김인혜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체코 성악가들과 함께 출연한다. 즈니크 트로스카 연출. 7월 3~7일
지난해 정부 측에 이같은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 페스티벌의 실질적 물꼬를 튼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지역을 뛰어넘어 해외 오페라 무대까지 포함하는 행사로서의 가능성을 판가름할 시금석"이라고 밝혔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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