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자리를 두고 한판 승부를 시작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5일 새벽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이날 맞장 토론으로 진행된 SBS 시사토론에 출연해 치열한 말의 전쟁을 벌였다. 서울대 선후배이자 1980년대 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에서 이제는 경쟁자가 된 두 사람은 이날 상대를 향해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다.
김 후보는 "유 후보는 워낙 당을 많이 만들고 깬 분이라 국민참여당이 얼마나 갈지 우려된다"고 유 후보의 정치 전력을 건드렸다. 유 후보는 이에 "국민참여당은 해체하지 않고 다른 야당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정책을 추진하고 4대강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유 후보가 민주당을 나와 다른 당을 만든 것은 민주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인데,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유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관계를 보면, 한 당에 있는 것이 우리처럼 다른 당을 하면서 연합하는 것보다 못하지 않느냐"고 맞받아쳤다.
유 후보는 김 후보가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 70%가 반대하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의 미적 취향 때문에 하는 사업, 토목 업자만 배 불리고 복지 예산을 잡아 먹는 사업을 왜 찬성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는 "4대강 사업에 포함되는 남한강이 지나는 5개 시군 주민들이 모두 찬성하고 있고, 이미 수질이 많이 나아졌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또 "토목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복지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교통 시설을 확충하고 아파트를 지어 서민과 장애인이 혜택을 받는다면 그것도 중요한 복지"라고 받아 넘겼다.
상대방의 장점을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후보는 "유 후보는 저의 옥바라지를 해 주었고, 유 후보 동생은 저와 함께 옥고를 치렀기 때문에 온 가족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유 후보는 "김 후보와 잘 맞지 않는 정당(한나라당)에 적응해 성공한 집념과 정열을 칭찬한다"고 비꼬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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