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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아동극본 '가뭄'… 문학상 등 마련해 창작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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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아동극본 '가뭄'… 문학상 등 마련해 창작 늘려야

입력
2010.05.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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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학예회의 꽃은 아동극 공연이었다. 더 좋은 배역을 맡으려고 눈치싸움을 하고 예행연습 때는 투닥투닥 말다툼까지 벌인 기억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이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반가운 아동극집이 나왔다. 배봉기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쓴 (창비 발행)이다. 아동극본은 가뭄에 콩 나듯 창작되고 있지만 배 교수는 꾸준히 이를 생산해온 작가다. 그는 "아이가 학예회를 앞두고 낡은 이데올로기가 담긴 전래동화를 가지고 연극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현실에 맞는 대본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글 쓴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배 교수가 쓴 대본은 자칫하면 묻혀버릴 수도 있었다. 아동극본은 어린이책 시장에서 희귀 장르이고, 문학잡지도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계간지 '창비어린이'에 투고한 뒤 편집장을 설득한 끝에 작품을 발표했다.

지금 우리 아동극 시장에는 해외 유명 동화 번안작이나 상업성 짙은 교육체험극이 주를 이룬다. 아동극본 창작이 늘면 아동극에도 자연히 새 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아동극본은 일제 때만해도 방정환, 마해송 등 아동문학가들에 의해 활발히 창작됐다. 해방 후에는 주평, 김병규 등이 맥을 이었다. 하지만 현재 아동극 관련 서적은 아주 적은데다 그나마도 교육의 도구쯤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한 출판사가 창작 동화와 그 내용을 희곡으로 다시 쓴 것을 묶어 낸 시리즈도 교육성만 짙은 듯해 아쉬웠다.

아동극본은 장르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보존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사회성을 길러주고 적극적인 독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창작을 장려하기 위해 잡지 등이 지면을 할애하고, 나아가 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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