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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나우루공화국의 비극 外

입력
2010.05.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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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문명에 짓밟혀 알거지된 섬나라

나우루공화국의 비극 / 뤽 폴리에 지음

1970년대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 달러에 이르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공화국은 불과 30년 만에 알거지가 돼버렸다. 프랑스 기자가 쓴 은 나우루의 지난 100년을 통해 생태학적 재앙, 자원 고갈, 과도한 소비, 각종 만성 질환 등 자본주의 문명의 온갖 병폐를 압축해 보여준다.

나우루에는 비료의 중요 성분인 인산염이 엄청나게 묻혀 있었고, 20세기 초 서구 열강은 마구잡이로 그것을 채굴했다. 1968년 독립으로 갑자기 일확천금을 손에 쥔 나우루 사람들은 끝없는 소비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인산염이 고갈된 후 그들에게 남은 것은 비만과 당뇨, 부패한 정부뿐이었다. 저자는 "나우루의 몰락은 나우루에서 제몫을 챙기고 나우루를 이용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안수연 옮김. 에코리브르ㆍ174쪽ㆍ9,0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 미국 경제사 흐름통해 금융위기 처방전 제시

백악관 경제학자/ 브루스 바틀릿 지음

1930년대 대공황과 지금의 경제위기를 겹쳐 분석한다. 자본주의 체제와 재정 정책의 본질, 경제위기의 탈출구를 모색한다. 저자는 과거 미국 공화당의 경제 브레인으로 레이거노믹스를 직접 설계했던 주역 중 한 사람. 그러나 그는 재정 확대를 주장한 케인스주의가 1970년대 인플레이션 앞에서 무너졌듯이, 2000년대 공화당이 마련한 감세를 통한 공급중시주의도 파국을 맞았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오바마 정부의 발을 묶고 있는 재정 위기도 결국 세수 확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증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최종 소비자만 세금을 부담하는 구조인 판매세 대신 부가가치세를 도입하자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해결책이다. 이순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ㆍ376쪽ㆍ1만8,0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 '조선왕조실록' 과학 비사 재미있게 풀어내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 이성규 지음

역사에 관심이 많은 과학기자인 저자가 '조선왕조실록'의 일상성과 세세한 내용에 주목했다. 수탉으로 변한 암탉,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우레소리를 내며 나타난 괴물체 등 실록에 기록된 역사 중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모아 현대 과학의 시각으로 궁금증을 풀어간다. 역사적 배경과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곁들여 얼토당토않은 일들이 실록에 적히게 된 이유를 추적한다.

그렇게 '조선왕조실록을 매개로 버무린 역사와 과학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힌다. 때론 오지랖이 넓다 싶기도 하지만, 에피소드마다 관련 정보까지 잘 갈무리해 이해를 돕는다. 읽다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책이다. 중간중간 눈에 띄는 삽화도 재미를 더한다. 살림프렌즈ㆍ296쪽ㆍ1만2,000원.

김경준 기자

■ 80여가지 음식의 역사·풍속 맛깔나게 묘사

미각의 제국 / 황교익 지음

맛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80여 가지 우리 음식을 정리했다. 레시피나 맛집 소개가 아니다. 각각의 음식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그 역사와 풍속을 1~2페이지 가량의 짧은 글에 맛깔나게 담아냈다.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향의 청국장, 회 치는 법에 따라 먹는 법도 달라야 하는 생선회, 제대로 숨을 쉬어야 깊은 맛을 내는 된장, 메밀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맛을 좌우하는 냉면 등등. 무심코 즐겨먹던 음식들의 개념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안타까움도 배어난다. 공장에서 만든 묵은지로 제맛을 잃어버린 김치찌개, 일본인들이 중요시하는 마블링에 연연해 한우 고기의 감칠맛을 놓치는 사람들, 공장 춘장에 설탕까지 첨가해 흐리멍덩해져버린 자장면 등은 음식의 겉모양과 싼 값만 좇는 요즘의 그릇된 음식문화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따비ㆍ228쪽ㆍ1만2,000원.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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