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가 역대 최대로 증가했고, 소득 역시 2년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위축됐던 가계 살림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총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373만원에 달했다. 2007년 3분기 7.4% 늘어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소득이 늘면서 씀씀이도 커졌다. 가계지출은 월 평균 303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하며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특히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월 평균 234만2,000원)은 9.5%나 늘었다. 오락ㆍ문화 지출이 18.3%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17.8%) 교통비(17.0%) 주거ㆍ수도광열비(13.9%) 등의 지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가계지출을 뺀 흑자액은 69만1,000원으로 1년 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소득보다 지출 증가율이 높아 흑자율은 1.6%포인트 하락한 22.8%에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가 더 좋아질 거라고 판단해 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지출을 더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전 계층에서 소득과 지출이 늘었다. 특히 소득은 하위 20%(1분위) 계층의 증가율(16.0%)이 가장 높았고, 소비지출은 상위 20%(5분위) 계층이 가장 큰 폭의 증가율(11.1% )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희망근로사업, 복지지출 확대 등으로 저소득층 소득이 가장 크게 늘었다”며 “반면 부자들은 소득에 비해 소비를 늘리면서 경기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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