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13일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가 됐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천안함이 어뢰를 맞은 게 아니라 민주당이 맞은 것 같다"고 곤혹스러운 심정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충격에 빠진 것은 경기도에서 30만명의 당원을 보유한 절대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창당한 지 불과 넉 달밖에 안 되고, 당 지지율도 3% 미만의 국민참여당에게 무릎을 꿇었기 때문. 실제로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선 경선 결과 발표 직전까지는 '아무리 여론조사에서 뒤진다고 하지만 조직선거가 가능한 국민참여경선 비율이 50%나 되는데 설마 지겠느냐'는 생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민주당 김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에서 불과 4.14% 포인트 앞서는데 그쳐 결국 여론조사 합산 결과 유 후보에게 뒤졌다. 당이 안이하게 선거인단을 모집해 실제 접수 인원이 당초 목표치 20만명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패배의 여파가 단순히 제1야당으로서 체면을 구긴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민주당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및 광역ㆍ기초의원 후보 500여명이 광역단체장 '2번 후보' 없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현실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기지사 후보가 기초단체장선거 출마자와 함께 돌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유시민 후보가 민주당의 기초단체장후보와 함께 유세 활동을 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후보는 기호 9번이고, 민주당 기초단체장 및 광역ㆍ기초의원 후보들의 기호는 2번이기 때문에 유권자가 광역단체장에서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각 후보들을 줄줄이 찍는 이른바 '줄투표' 경향에 따른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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