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인 전 경기도 대변인이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가 하면 뇌물 혐의로 구속된 전 시장이 '옥중 출마'를 선언하는 등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대변인 출신의 허숭(41) 후보를 공천 낙점하고 표 몰이에 나섰다. 허 후보 측은 1년6개월여 간 도 대변인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젊은 패기, 그리고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막역한 인연을 내세워 민심 잡기에 나섰다.
실제로 허 후보는 14일 김 지사와 함께 도정ㆍ시정 정책을 공유하는 내용의 정책 협약식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김 지사와의 끈끈한 인연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약 가운데 하나인 안산 시내 빈 상가를 시가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빈 상가 공공 매입' 문제를 공론화 하는데 성공했다. 또 경쟁 후보 측에 선거 사상 유례없는 '회계 책임자 맞교환 근무'를 제안하는 등 선거 이슈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고 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철민(53) 상록신용협동조합이사장은 "역동적인 경제도시, 중산층과 서민이 편안한 복지도시, 푸르름과 생명이 넘치는 상록도시, 문화가 향기로운 역사ㆍ문화도시, 시민과 함께 하는 투명한 도시" 등 '다섯 가지 희망 설계'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김 후보의 경우 안산 시민 및 안산시 소속 당원들의 투표를 통한 경선 과정을 거쳐 공천돼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도 모두 김 후보를 지지하는 등 탄탄하게 내부 결속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정연철(44) 후보는 안산 돔 구장 건설 철회, 0~6세 전면 무상보육 실시 등 박주원 전 시장의 시정 운영과 대립되는 공약을 들고 나와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타 시ㆍ군에서 이뤄지고 있는 '야권 연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김 후보와 민노당 정 후보간 연대를 위해 수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내부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참여당 함운석(50) 후보도 전 국회의원 보좌관 경력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옥중 출마'를 선언한 박주원(52) 전 안산시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실제로 박 시장 변호인단은 12일 수원지법 형사12부의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에서 "지방 선거 전에 재판부의 법률적 판단을 받은 뒤 시장 업무에 대해 시민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선거일인 다음 달 2일 이전에 선고 공판을 열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특히 "(선거일 전 선고 공판이) 어렵다면 박 전 시장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시민들이 심판할 기회를 갖고 싶다"며 보석까지 요청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과 관련한 재판 기록이 워낙 방대해 선거일 전에 선고공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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