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이어진 미 의회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청문회에서 원유유출 방지장치가 사고 전부터 결함을 보였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폭발 수시간 전 비정상적인 수압을 확인하고도 무시한 점과 시멘트 누수 문제도 거론됐다.
12일 헨리 왁스먼 하원 에너지ㆍ상무위원장은 "장비와 조작상의 문제로 재난이 발생했다"며, "사고가 난 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의 원유유출 방지장치 제조업자가 이전부터 원유유출이 있었음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이미 10년전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측이 트랜스오션에 폭발방지장치(BOP) 결함을 통보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BP, 트랜스오션과 시멘트 작업을 한 핼리버튼사가 사고 초기 책임을 떠넘겨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초기대응 미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난달 20일 폭발 이후 시추 파이프에서 엄청난 양의 기름이 새나오는 장면도 처음 공개됐다. 대형 돔 설치 등 유출원 차단에 거듭 실패한 BP측은 2톤짜리 소형 차단돔으로 파손된 원유관을 덮거나 15㎝의 튜브를 파손된 파이프 안에 집어넣어 이 튜브를 통해 원유를 뽑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사고 이후 지난 20여일 동안 유출된 원유량은 1,500만ℓ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해역 루이지애나주 외에 인접 플로리다에도 비상 경계령이 내려지는 등 기름띠가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계절이 바뀌면서 조류 흐름이 달라지는 8월 이후 자국 해안으로 기름띠가 밀려올까 근심하고 있다. 10월이면 멕시코 쪽으로 조류가 완전히 바뀌어 특히 북쪽 해역 산호지대가 직접 피해를 입게 된다. 멕시코 정부는 3일간 기름유출 대비 긴급 훈련을 실시하는 등 촉각을 세우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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