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셔틀콕이 세계단체선수권대회에서 숙적 일본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푸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3회 세계단체선수권대회 8강에서 복병 러시아를 3-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이날 역시 덴마크를 3-1로 물리친 일본과 13일 5전3선승제(단식 3경기-복식 2경기)의 4강전을 벌인다.
일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주봉 감독. 배드민턴 약체로 취급 받았던 일본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후 박 감독을 영입한 후 무섭게 성장했다. 그 결과 일본 여자대표팀은 최강 중국에 이어 세계 랭킹 2위에 올라있다. 또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녀 모두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12일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 승리한 후 "우리가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예선에서는 일본을 꺾었지만 최근 전력이 좋아져 결과를 섣불리 점칠 수 없다"며 "일본의 장점은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자복식이 크게 약해져 팽팽한 5:5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남자대표팀은 앞서 열린 8강전에서 또 다시 중국에 0-3으로 완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패했던 한국은 설욕을 다짐하며 사상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중국과 A조에 속했던 한국은 전날 예선에서도 1-4로 패한 데 이어 8강 대진추첨 결과 중국과 또 다시 맞붙는 불운까지 겹쳤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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