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뛸 수 있는 경기가 너무 적은 편이다. 외국에선 1주일에 3차례 경기에 나간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겨울철을 빼면 1년에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불과 5,6개에 불과하다. 좀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아야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초42의 대회 타이 기록으로 제39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100m 우승을 차지한 임희남(26ㆍ광주광역시청)이 토로한 한국육상의 현실이다.
31년 동안 요지부동인 남자육상 100m 한국기록 10초34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한국육상의 도전이 또 다시 좌절됐다.
12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임희남은 여호수아(23ㆍ인천시청ㆍ10초47)와 김국영(19ㆍ안양시청ㆍ10초49)에 앞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1979년 서말구가 세운 10초34 한국기록과는 0.08초차 차이를 보였다. 임희남이 이날 찍은 10초42는 2007년 제17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과 같다. 역대 한국 랭킹 5위.
임희남은 올해 초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뒤 3월말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로 건너가 혼자서 훈련을 했다.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게 오히려 심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임희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평소 84kg 나가던 체중을 2kg을 빼 몸을 가볍게 했다고 말했다. 188cm의 큰 키로 막판 스퍼트가 좋은 임희남은 국내최고의 스프린터로 꼽힌다. 하지만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 가 자신도 영주권 획득을 위해 해마다 일정기간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이종윤 국가대표 단거리 코치는 "다음주에 열릴 대구국제육상대회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며 기록경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재근 국가대표 단거리 기술위원장도 "(임)희남의 몸 상태가 좋아 보인다"며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1명이 독주하는 레이스보다 임희남, 여호수아, 김국영, 전덕형(26ㆍ경찰청) 등 4명이 엇비슷한 기록으로 함께 경쟁하는 것이 좋은 조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여자 100m 허들 일반부 결승에서는 이연경(29ㆍ안양시청)이 13초03을 찍으며 자신의 한국기록을 4년 만에 갈아치웠다. 여고부 5,000m에서 15분38초60을 찍고 5년 만에 기록을 경신한 염고은(16ㆍ김포제일고)에 이어 두 번째 한국신기록이다. 염고은은 이날 여고부 1,500m 결승에서도 종전 기록을 2초 줄인 4분22초63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 2관왕에 올랐다.
창원=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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