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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 獨기업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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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사태, 獨기업들 때문?

입력
2010.05.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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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업들이 뿌린 뇌물이 그리스 몰락에 한몫을 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11일 보도했다. 그리스에는 ‘세금의 3분의 1은 정부가, 3분의 1은 공무원이,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이 챙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탈세와 뇌물 관행이 뿌리깊다. 그런데 독일 다국적 기업들이 그리스에서 숱한 파켈라키(그리스어로 작은 봉투)를 뿌려 부패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독일은 그리스의 주요한 무역 파트너로 지난해 대(對) 그리스 수입은 19억유로, 수출은 67억유로에 달한다.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최대 전기전차업체 지멘스는 그리스에 몇천만유로의 뇌물을 갖다 바쳤다. 지멘스는 1990년대 후반 그리스 통신회사 OTE와 5억유로 상당의 장비 계약을 따내기 위해 3,500만유로의 돈을 뿌렸는데, 지멘스의 그리스 현지법인 수입 2% 가량이 그리스 정당 두곳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국영 철도회사 도이체반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전 철도계약 체결을 위해 같은 방법을 쓰는 등 대부분의 독일 기업들이 뒷거래를 했다.

그런가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화 몇통으로 위기의 유럽연합(EU)를 구제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2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EU 재무장관 긴급회의 시점에 맞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단호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정상들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EU는 이후 국제통화기금과 7,500억유로 규모의 EU 재정안정 기금을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 정치는 11일에도 이어져, 그리스 다음 타자로 지목되어 온 스페인 호세 루이스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와 통화해 재정위기 타개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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