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별리그 빅매치 5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이 경기만은 밤잠을 설치더라도 절대 놓치지 말자.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48경기 중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이 될 5경기를 꼽아봤다. '죽음의 조'에 속한 강호간 대결, 16강행을 단판 지을 경기, 악연이 있는 나라간의 사연 등을 소개한다.
스타 군단-컨페드컵 준우승팀 빅뱅
잉글랜드-미국(13일 오전 3시30분, 루스텐버그 로열바포겡)
C조 순위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매치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알제리,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힘겨운 조별리그 일정을 치러야 한다. '스타군단' 잉글랜드는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4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밥 브래들리 감독이 이끄는 미국 또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브래들리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으로부터 잉글랜드전 필승 조언을 구할 만큼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스페인을 꺾고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상승세다. 또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이 우승후보 0순위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하자 영국의 신문사들은 타이핑 오류라 생각하고 10-1로 잉글랜드가 이겼다고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佛 앙리 '신의 손' 논란 잠재울까
프랑스-멕시코(18일 오전 3시30분, 플로크와네 피터 모카바)
껄끄러운 주최국 남아공과 A조에 포함된 까닭에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는 아일랜드와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티에리 앙리의 '신의 손'에 힘입어 본선에 진출했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만큼 강한 전력을 뽐내 논란을 잠재울 필요성이 있다. 앙리, 프랭크 리베리, 니콜라 아넬카 등이 주축이 되는 '뢰블레군단'의 전력은 막강하다.
4회 연속 월드컵 8강에 올랐던 멕시코도 전력이 안정됐다. 특급스타는 없지만 수비에서 공격까지 잘 짜여진 조직력이 강점이다. 베테랑 콰테목 블랑코, 지오바니 도스산토스 등이 공격을 이끌고, 라파엘 마르케스가 수비진을 지휘한다.
아프리카-유럽 자존심 한판 승부
가나-독일(24일 오전 3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D조의 독일과 가나는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 '전차군단' 독일은 주장 미하엘 발락을 중심으로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 등 신구 조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독일월드컵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도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에 맞서는 가나는 지난 대회에서 아프리카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저력을 지니고 있다. 가나는 최근 각급 대표팀이 세계무대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도 돌풍이 예상된다. 특히 가나-독일전에서는 마이클 에시엔과 발락간 '중원의 사령탑' 대결이 관심이 모아진다.
불굴의 사자-오렌지군단 '창 vs 창'
카메룬-네덜란드(25일 오전 3시30분, 케이프 타운 그린 포인트)
'불굴의 사자' 카메룬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E조에서 만났다. 복병 덴마크가 같은 조에 속해 있는 까닭에 이 경기의 승패에 따라 양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대회이기 때문에 카메룬은 역대 최고인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월드컵 6회 출전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다 본선 진출국인 카메룬은 '골잡이' 사무엘 에투가 공격의 축이다.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 디르크 카윗, 로빈 판페르시 등의 막강 화력으로 카메룬에 맞선다. 창과 창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호날두-카카 '아이콘' 대결
포르투갈-브라질(25일 밤 11시 더반 더반 스타디움)
우승후보간 빅뱅. 특히 양팀의 아이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간 대결에 눈길이 간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선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둘은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맞붙게 됐다. 독일월드컵에서 호날두가 루니의 퇴장을 유도하며 앙숙 관계가 됐듯이 호날두와 카카 사이에도 흥미로운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브라질은 죽음의 G조에서 북한전을 제외하고는 전혀 방심할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를 펼쳐야만 지난 대회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지난 대회 4강팀인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건재하고 리에드손, 루이스 나니, 시망 사브로자 등 화려한 공격진이 빛나지만 약한 수비력 보완이 관건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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