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노동부의 노조전임자 타임오프 후속 조치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파행을 책임지고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사의를 표명했다.
한국노총은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상급단체 파견 노조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 적용을 사실상 2년 동안 유예하도록 하는 노동부의 후속 조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상급단체 파견자의 임금 보전은 사업주가 2년간 한시적으로 기금 등을 출연해 노사발전재단에 맡기면 재단이 이를 한국노총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 타임오프안에 특례조항을 더해 사업장 특성을 반영한 가중치 부여 방안을 일부 수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했고, 한국노총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특례조항은 사업장 특성을 감안해 타임오프 적용에 보완이 필요할 경우 근면위에서 재논의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노사정위원회에 협의체를 만들어 타임오프 시행과 관련한 노ㆍ사ㆍ정 실무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오후3시부터 5시35분께까지 진행된 마라톤회의에서 한국노총 중집위원들은 찬성 18표, 반대 6표, 기권 9표로 이 같이 결정했다.
한국노총이 하후상박을 원칙으로 하는 노동부의 타임오프안을 수용함에 따라 공공연맹 금융노조 화학노련을 비롯한 대규모 노조의 반발이 잇따랐고 장석춘 위원장은 회의 직후 지도부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중집위원들의 만류가 이어졌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차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한국노총의 결정에 따라 2007년 대선 이후 3년 이상 계속돼 온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도 자동 유지된다.
노동부는 타임오프안과 관련해 법제처에 고시 의뢰를 이미 마친 상태이며, 행정안전부는 2~3일 내 근면위 의결 타임오프안을 관보에 고시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임오프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민주노총은 이날 결정에 대해 "한국노총 기득권 챙기기에 노동자의 혼을 팔았다"며 "12일부터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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