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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현명관 후보 공천 취소/ "전체 선거판도 불똥 튈라"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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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현명관 후보 공천 취소/ "전체 선거판도 불똥 튈라" 고육책

입력
2010.05.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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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나라당의 현명관 제주지사 후보의 공천권 박탈 결정은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현 후보에 대한 논란이 쟁점화하면 자칫 전체 선거 판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후보가 친동생이 구속됐음에도 무소속 후보인 우근민 후보에 조금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 후보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여론악화로 부정선거 시비가 다른 지역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면서 "야권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당의 강력한 선제적 대처가 필요했다"고 공천 박탈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당 최고위원들도 이날 현 후보의 공천권 박탈에 대부분 찬성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곳이 제주도였는데, 살을 도려내는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그러나 한두석 더 얻고 못 얻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천 원칙과 깨끗한 선거를 통한 정치문화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입장을 지키기 위해 공천권 박탈과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으며, 이것이 제주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제주지사 선거판세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공천권이 박탈된 현 후보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중앙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12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정 총장은 이와 관련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반반인 것 같다"며 "(현 후보가) 처음에는 계속 뛰게 해달라고 했고, 본인 거취에 대해서는 지지자 및 도민들과 논의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선거는 야권의 단일 후보로 10일 확정된 민주당 고희범 후보와 무소속 우근민 후보와의 양자대결로 굳어진다. 여론조사결과로 보면 양자대결 시 우 후보가 고 후보에 비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만일 현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제주도지사 선거는 세 후보가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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