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의 해외점포 현지화 수준이 여전히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09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현지화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8개 은행의 83개 해외점포(지점 및 현지법인)의 현지화 등급은 3등급(1~5등급 사이)으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현지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대출 비중을 뜻하는 현지 자금운용비율(현지 운용금액/총 운용금액)은 현지 진출 국내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2008년 35.1%에서 34.3%로 더 낮아졌다. 또 기업의 해외 자산ㆍ이익ㆍ인원 등을 감안해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초국적화지수(TNI) 역시 같은 기간 3.0%에서 2.7%로 떨어지며 5등급을 기록했다.
현지 차입금비율(현지 차입금/총 차입금)은 38.2%에서 46.1%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을 한국의 본점에서 차입하는 상황으로 나타났고 현지 고객비율 역시 63.5%에서 64.3%로 개선 정도가 미미했다. 다만, 현지직원 비율과 현지 예수금비율(현지 예수금/총 예수금)은 각각 78.1%와 61.3%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국내 은행 해외점포가 현지에서 자금을 유치해 현지 기업에 빌려 주기보다는 주로 국내에서 돈을 가져다 해외에 나가있는 국내 기업에게 빌려주는 구조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주재성 금감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해외점포의 현지화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며 “해외점포 검사 때 이번 평가결과를 반영하고, 현지화가 부진한 점포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국내 11개 은행의 129개 해외점포 순이익이 2억8,64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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