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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선/ 아키노 당선 유력…母子 대통령 탄생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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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선/ 아키노 당선 유력…母子 대통령 탄생 눈앞

입력
2010.05.1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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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치러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50ㆍ자유당) 상원의원이 초반개표 결과 선두를 달리면서, 사상 첫 모자(母子)대통령 탄생이 유력시 되고 있다.

필리핀 선관위는 오후 9시 45분(현지시간) 38%가 개표된 가운데, 아키노 상원의원이 40%를 획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프 에스트라다(73ㆍ국민의 힘) 전 대통령과 마누엘 비야르(61ㆍ국민당) 상원의원은 각각 25.76%, 13.98%로 뒤를 추격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상원의원 12명, 하원의원 222명, 주지사를 비롯해 지방 선출직 공무원 1만7,000 여명도 함께 뽑는다. 선관위 측은 "투표율이 85%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며 "사상 처음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투ㆍ개표 시스템을 도입한 만큼 최종 결과는 48시간 내 집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15대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는 글로리아 아로요 현 대통령의 실정 및 스캔들로 인한 부정부패 문제다. 선두를 달리는 노이노이 아키노 상원의원은 민주화를 이끈 가문의 후광에다, 깨끗한 이미지로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날 투표는 적잖은 문제점이 발생해 후유증도 예상된다. 개표 수작업에 따른 부정시비 논란을 막기 위해 선관위가 도입한 자동 투ㆍ개표 시스템이 곳곳에서 고장을 일으켜 투표 마감시간이 저녁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연장됐다. 아키노 의원도 이날 아침 투표하러 갔다가 기계결함으로 무려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이런 문제로 사람들이 투표를 못 했다면 정말 문제"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선거와 관련된 폭력사태도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러로 57명이 살해된 남부 마긴다나오주에서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경쟁후보들의 무장세력이 충돌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등 이날만 10명이 숨졌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4개월 간 정치 관련 폭력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이 넘는다며 선거 후에도 대선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선거전엔 유력 정치가문 출신들이 상ㆍ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아버지가 9대 대통령이었던 아로요 현 대통령은 일부 비난에도 불구, 고향인 팜팡가주에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는 북부 일리코스주에서 하원의원, 아들인 마르코스 2세는 상원의원에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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