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진(眞)을 거머쥐고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미(美)를 알렸던 오현주씨가 11일 오전2시15분께 숨을 거뒀다. 향년 71세.
오위영 2,3대 국회의원의 2남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오씨는 1959년 이화여대 재학 당시 패션 디자이너 노명자(노라노)씨의 눈에 띄어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했다. 163㎝에 45㎏의 몸매와 빼어난 미모의 오씨는 3회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진으로 뽑힌 뒤 같은 해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 출전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인기상과 스피치상 등 4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친언니 오덕주(76)씨는 “한국인들이 미적으로 자신감이 없던 시절, 당당하게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미를 뽐낸 당찬 여성이었다”고 회고했다. 오덕주씨는 “당시 동생은 미국 할리우드의 윌리엄 홀든 감독 등으로부터 영화 주연 제의도 받았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고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거주할 당시 오씨는 영화배우 그레고리 펙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 필립 안 등과도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씨는 미국 뉴욕의 아델피(Adelphi) 대학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한 후 60년대 후반 귀국해 동랑레퍼토리 극단 대표를 맡는가 하면 극작가 유치진 씨를 도와 드라마센터(서울예술전문학교) 건립에 힘을 보탰다. 서울예술전문학교 연극연출 전공 교수로 후학양성에도 정성을 쏟았다. 오씨는 1965년 결혼 후에는 내조와 육아에 힘쓰면서 틈틈이 성당에서 봉사활동에 정성을 쏟았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광현(전 한국장기신용은행장)씨와 아들 남수(사업) 관수(경희대 건축교수), 딸 유정(로 디자인 소장)씨가 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3일 오전8시30분, 영결 미사는 같은 날 오전9시30분 압구정동 천주교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 용인시 천주교 공원묘지다. (02)2258-5951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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