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인들의 축제인 제22회 중소기업주간(10~14일)이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일자리의 88%를 떠맡고 있지만,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에 밀려 늘 한국경제의 조연 역할에 그쳤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외치면서도 각종 경기대책에서 중소기업들을 홀대했고, 대기업들 또한 납품단가 인하 압박과 무차별적인 중소기업시장 진출 등으로 상생협력을 외면해왔다.
지금도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희희낙락이지만, 중소기업들은 자금난과 인력난으로 여전히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구조적인 내수 침체와 환율 불안 등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대기업의 고질적인 납품단가 인하는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급등해 중소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돌파할 기세이고,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1년 전보다 70% 이상 올랐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존립이 위태롭다고 응답했다.
30대 대기업은 현금유보율이 3,000%를 넘어설 정도로 돈이 넘쳐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쥐어짜기로 돈줄이 말라붙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달라는 중소기업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놓인 일부 중소기업들은 납품거부 등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할 태세다.
'중소기업의 땀방울,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입니다.' 이번 중소기업주간의 주제이다. 오늘날 대기업의 성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중소기업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기업은 관련 중소기업들이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 말로만 상생협력을 외칠 게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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