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는 없다.'
테니스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16차례나 차지한 데 이어 통산 그랜드슬램(호주, 프랑스, 윔블던, US오픈)위업을 달성했던 '황제' 로저 페더러(1위ㆍ스위스ㆍ29).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 클레이코트만을 놓고 보면 그가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잔디코트와 하드코트에서 잔뼈가 굵은 페더러는 초강력 서비스를 주무기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붉은 벽돌가루를 빻아 맨땅에 뿌려 만든 클레이코트는 페더러의 총알서브 스피드를 흡수해, 실력을 반감시킨다는 것이다.
페더러가 시즌 두 번째로 출전한 클레이코트 대회에서도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페더러는 9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의 에스토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에스토릴오픈(총상금 45만유로) 단식 준결승에서 알베르트 몬타네스(34위ㆍ스페인ㆍ30)에 0-2로 져,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페더러는 몬타네스와 역대 세 차례 대결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이날 페더러는 자신보다 키가 10cm나 작지만 빠른 발을 보유한 몬타네스의 기동력에 고전하며 1세트를 29분만에 내주는 등 휘청댔다.
페더러는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5-2까지 앞서나갔으나 실책으로 승리를 헌납했다. 페더러는 이로써 지난달 로마 마스터스 대회에서 첫 판에 탈락하는 등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날 모두 48개의 실책을 쏟아낸 페더러는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프랑스오픈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페더러와 네 번째 맞대결 만에 첫 승을 따낸 몬타네스는 결승에서 홈 코트의 프레데리코 길(133위ㆍ포르투갈)을 상대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BNL 이탈리아오픈(총상금 200만달러) 단식 결승에서는 마리아 호세 마르티네스 산체스(26위ㆍ스페인)가 옐레나 얀코비치(7위ㆍ세르비아)를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 접전끝에 2-0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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