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주(23ㆍ인천)가 5년간의 기다림 끝에 K리그 첫 골의 감격을 맛보며 FC 서울의 덜미를 잡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9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쏘나타 K리그 2010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이세주가 터트린 천금같은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 6승 1무 5패(승점 19)를 기록하며 6위로 뛰어 올랐다. 3연승 행진에 최근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의 가파른 상승세다.
이날 인천의 ‘구세주’는 2006년 입단 후 5년간 그늘에 머물렀던 미드필더 이세주였다. 후반 40분 이준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이준영은 1분 후 전재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려준 크로스를 골지역 오른쪽에서 헤딩, 서울 골 네트를 갈랐다.
5년 만에 프로 데뷔골의 감격을 안은 이세주는 광고판을 넘어 서포터스석으로 질주했고, 유니폼에 새겨진 구단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포효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발을 디딘 프로 무대에서 5년간의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
주엽공고에 재학 중이던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번외로 인천에 지명된 이세주는 2006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으나 5년간 철저한 무명 생활을 했다. 2006년 5월 컵대회 교체 출전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후 다시 1군 그라운드를 밟기까지 1년 4개월이 걸렸을 정도다. 프로에서 생존을 위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포지션까지 바꿨지만 1군에서 제 자리를 잡을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세주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전천후 선수’로 조금씩 팀 내 입지를 넓혀갔다. 지난해 10월 대전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수비수와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살림꾼’으로 자리매김한 이세주는 K리그의 전통 명문인 서울을 상대로 프로 데뷔골을 터트리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11라운드에서 선두로 올라섰던 서울은 이날 패배로 7승 4패(승점 21)로 제자리 걸음을 하며 4위로 추락했다. 울산 현대(승점 24)는 9일 원정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완파하고 선두를 탈환했고 제주(승점 22)는 포항 스틸러스를 5-2로 대파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K리그는 이날 12라운드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한다.
인천=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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