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보다 애완견이 더 좋다는 내연녀의 말에 발끈해 애완견을 엽기적으로 죽인 4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김우정 판사는 내연녀의 애완견을 던지고 물고문하는 등 학대해 죽게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임모(44)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내연녀 A씨의 아파트에서 애완견을 안고 있던 A씨에게 "강아지가 좋으냐, 내가 좋으냐. 강아지를 던져버리기 전에 방에 갖다 놔라"라고 말했다. A씨가 "강아지가 더 좋다"고 맞서자 흥분한 임씨는 애완견을 집 밖으로 내던졌다. 임씨는 밖으로 나가 애완견을 끌어안은 A씨에게서 애완견을 다시 빼앗아 집으로 돌아왔고, 물이 고인 화장실 좌변기에 애완견의 머리를 수 차례 집어넣어 결국 죽게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 방법이나 결과에 비춰 죄가 가볍지 않다"라면서도 "전과가 없고 A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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