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유럽의 하늘길을 마비시켰던 아이슬란드 화산재가 다시 확산되면서 주말 제2의 항공대란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 1,0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9일에도 이탈리아 북부와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등의 항공기 운항이 일부 중단됐다고 AFP 등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과 유럽을 잇는 대서양 항공노선도 화산재를 우회해 운항하면서 최대 4시간 이상 더 걸리는 등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항공관제청(유로컨트롤)은 "아이슬란드에서 분출되고 있는 화산재가 대서양을 거쳐 남부유럽인 포르투갈과 스페인 북부까지 길게 퍼져 그 길이가 2,000 ㎞에 달했다"며 "프랑스 남부 및 이탈리아 북부 쪽으로도 확산 됐지만 9일부터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8일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을 포함해 북부지역 20개 공항이 폐쇄돼 모두 900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포르투갈에서도 137편의 항공기가 발이 묶였다.
12일 개막되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의 관문인 프랑스 니스 공항에서도 9일 항공편 20여편이 운항중단 돼, 칸 영화제 집행부를 긴장시켰다. 또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편과 포르투갈 리스본행 항공기 2편을 각각 운항 취소했다.
화산재의 일부가 이탈리아 북부로 향하자, 이탈리아 당국은 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북부지역에서의 모든 항공기 운항을 금지시켰다.
유로콘트롤은 전날 3만342편이었던 항공기 운항편수가 8일에만 2만5,000여편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화산재에 가로막힌 미국ㆍ 유럽 간 대서양 횡단 노선의 지연 운항도 속출하고 있다. 평소의 직항로 대신에 아이슬란드 북쪽이나, 남부 유럽보다 훨씬 아래쪽으로 평균 1,000㎞씩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아메리칸 항공은 8일 대서양 횡단 노선의 비행시간이 평균 90분에서 2시간 더 걸리고 있다고 밝혔고, 에어 프랑스는 미국 보스턴발 항공기의 운항시간이 평소보다 4시간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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